2026-03-09

신학기와 봄 이사철이 겹치는 3월은 전·월세 계약이 집중되는 시기다. 매물이 귀해지면 마음이 급해지면서, 등기부등본 확인이나 소유주 대조 같은 기본 절차를 생략하거나 미루기 쉽다. 뿐만 아니라 다가구·다세대·오피스텔 등 주택 유형에 따라 확인해야 할 서류와 주의사항이 달라진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는 임차인 역시 적지 않다.
전세사기범들은 대부분 이러한 임차인들의 조급함을 파고든다. 실제로도 이중계약이나 서류 위조 등 전세사기는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2026년 1월 말 기준 전세사기 누적 피해자는 3만 6,449명에 달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건 다세대·다가구주택과 오피스텔이 전체 피해 유형의 약 68.2%를 차지한다는 점이다. 피해자 또한 4명 중 3명이 40세 미만으로, 청년층에 집중돼 있다.
피해가 집중된 다세대주택과 다가구주택은 외관은 비슷하지만 법적 구조는 아예 다르다. 다세대주택은 각 세대별로 등기되어 있어 계약하는 호실의 등기부등본이 별도로 존재하고, 그렇기에 해당 호실의 권리관계만 명확히 따지면 된다. 그러나 전세보증금이 매매가의 70%를 넘어서는 이른바 ‘깡통전세’가 적지 않아 주의가 필요하다.
반면 다가구주택은 건물 전체 주인이 한 명이다. 이 때문에 건물 전체에 걸린 대출과 다른 세입자들의 권리까지 함께 확인해야 한다. 내 보증금보다 앞서 입주한 세입자들의 보증금 합계가 건물 가치를 초과하는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만약 이런 상황에서 경매가 진행되면 후순위인 내 보증금을 전액 회수하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최근 대법원 및 각급 법원에서도 다가구주택 임대차 중개 시 공인중개사가 선순위 임차인의 보증금 합계액을 정확히 확인하여 임차인에게 설명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하고 있으며, 이를 게을리한 경우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바 있다.
그러므로 철저한 사전 점검만이 피해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계약 전에는 반드시 임대인의 신분증 원본과 등기부상 소유자를 대조할 필요가 있다. 대리인과 계약할 때는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를 더욱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
또한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에 가입 가능한지 여부를 미리 확인하는 것도 좋다. 보증기관이 가입을 거절한다면, 해당 부동산의 권리관계에 문제가 있다는 강력한 신호다. 잔금을 치르기 전에도 등기부등본을 다시 발급받아 그사이 근저당권 등이 추가되지 않았는지 최종 확인해야 한다.
다만 갈수록 교묘해지는 사기 수법을 개인이 완벽히 걸러내기에는 한계가 있다. 건축물대장과 등기부의 일치 여부, 임대인의 세금 체납에 따른 압류 위험 등은 개인이 놓치기 쉬운 영역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계약 전 단계에서 전문가로부터 법률 검토를 받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만약 피해가 발생했다면 신속한 대응이 생명이다. 상황에 따라 내용증명 발송, 임차권등기명령 신청, 형사 고소 등 가능한 법적 수단을 즉시 검토해야 한다. 대응 순서와 시기에 따라 보증금 회수 가능성이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세사기는 무엇보다 예방이 최선인 만큼, 계약 과정에서 생기는 사소한 의구심도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소중한 보증금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계약의 전 과정을 꼼꼼히 점검하고 확인하는 신중함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도움말 : 법무법인 대륜 강대희 변호사
진가영 로이슈(lawissue) 기자 news@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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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기·이사철 전세 계약 몰리는 시기… 다세대·다가구 전세사기 이렇게 예방하세요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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