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29
![[법률 돋보기]➁ 파산 직전 재고 처분…경영진 책임 어디까지 번지나](/_next/image?url=https%3A%2F%2Fd1tgonli21s4df.cloudfront.net%2Fupload%2Fboard%2Fbroadcast%2F20260529054949880.webp&w=3840&q=100)
최성문 법무법인 대륜 변호사 “파산 직전 재고 처분, 부인권·손해배상 위험”
“사후 대응보다 초기 법률 자문 통한 체계적 대응 중요”
기업이 경영난에 몰렸을 때 재고자산을 임의로 처분하는 행위가 향후 법적 분쟁과 경영진 개인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통영 거제 최성문 법무법인 대륜 변호사는 29일 “기업이 한계 상황에 놓이면 당장의 자금 확보를 위해 재고자산을 급하게 처분하려는 경우가 많지만 이는 경영진 개인에게 치명적인 법적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짚었다.
최 변호사는 과거 파산관재인으로 활동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법인파산 실무에서는 재고 처분이 단순한 자산 정리 문제가 아니다”라며 “파산 절차에 들어가는 순간 회사 자산은 파산관재인의 통제 아래 놓이게 되고 경영진의 임의 처분 역시 엄격히 제한된다”고 설명했다.
현행 채무자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382조와 제384조에 따르면 파산선고 당시 채무자 회사가 보유한 재산은 파산재단에 속하게 되며, 관리·처분 권한은 법원이 선임한 파산관재인에게 귀속된다.
문제는 파산선고 이전 단계에서 발생하는 재산 처분 행위다. 실무 현장에서는 파산 직전 재고를 특정 업체에 무상 양도하거나 시세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에 처분하는 사례, 강제집행을 피하기 위해 제3자 명의 창고로 옮기는 사례, 특정 거래처에만 대물변제를 하는 사례 등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 변호사는 “이 같은 행위는 채무자회생법상 ‘부인권’ 행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파산관재인이 소송을 통해 원상회복을 청구할 수 있고 결국 거래 자체가 무효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채무자회생법 제391조는 채권자를 해하는 재산 처분 행위에 대해 관재인이 취소를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파산 직전 무상 양도나 헐값 매각, 편파 변제 등이 대표적인 대상이다.
경영진 개인 책임 가능성도 주요 리스크로 꼽혔다. 최 변호사는 “부적절한 자산 처분을 주도한 경영진은 ‘이사 등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 조사확정재판’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일반 민사소송보다 신속하게 진행되는 절차인 만큼 경영진 개인 재산에 대한 책임 문제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상표권과 브랜드 가치 훼손 문제도 언급했다. 대량 재고가 무단 유통될 경우 상표권자 측 손해배상 청구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최 변호사는 “재고 처분 과정에서는 상표 라벨 제거 여부나 유통 경로 등 지적재산권 문제까지 함께 검토해야 한다”며 “단순히 재고를 현금화하는 수준의 접근으로는 대응이 어렵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부담은 입증 책임이다. 부인권 소송이나 손해배상 청구가 제기될 경우, 해당 처분이 채권자를 해할 의도가 없는 정상적인 경영 판단이었다는 점을 경영진이 직접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 변호사는 “혼란스러운 파산 국면에서 이를 객관적인 자료로 증명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최근 관재인 조사 절차도 더욱 엄격해지는 추세인 만큼, 사후 대응에만 의존하기보다 초기 단계부터 법률 검토를 거쳐 체계적인 대응 방향을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예진 기자 yejin0311@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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