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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 65세 연장, 임금·고용체계 손 봐야 하는 이유

언론매체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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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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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 65세 연장, 임금·고용체계 손 봐야 하는 이유

-방인태 법무법인(유한) 대륜 변호사 법률칼럼

법정 정년을 65세로 늘리는 입법 논의가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10월 13일 국정감사에서 정년연장 법안은 연내에 반드시 처리돼야 한다며, 논의가 결단 단계에 이르면 정부안을 조속히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2013년 정년 60세 의무화 이후 고용 구조를 가장 크게 흔들 변화가 다가오고 있는 셈이다.

논의의 큰 틀은 법정 정년의 단계적 연장과 퇴직 후 재고용 의무화를 결합하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정년연장특별위원회는 2029년 정년을 61세로 올린 뒤 2년마다 1세씩 높여 2037년 65세에 이르는 로드맵을 마련했고, 이보다 앞선 2028년부터 재고용 의무를 단계적으로 도입하는 방안도 함께 내놓았다. 재고용 기간을 정년 도달일로부터 1년 이상으로 하고, 재고용에서 제외할 수 있는 사유를 법령에 정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경영계는 재고용을 먼저 시행해 정년연장 속도를 늦추자는 입장이고, 노동계는 법정 정년을 더 빨리 올려야 한다고 맞서고 있어 최종안은 아직 유동적이다.

기업이 주목할 지점은 시행 시기보다 임금체계다. 2013년 정년 60세를 의무화할 때도 고령자고용법은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장의 노사가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규정했다. 이번에 특위는 정년연장으로 늘어나는 고용기간에 한해 근로자 과반의 의견을 듣는 것만으로 임금체계와 직무, 근로시간을 조정할 수 있도록 취업규칙 변경 요건을 한시적으로 완화하는 특례를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노동계의 반발이 커 도입 여부와 범위는 불투명하다. 특례가 마련되지 않으면 기업이 인건비 부담을 조정하는 일은 현행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법리를 그대로 적용받는다.

이 법리는 최근 한층 엄격해졌다. 대법원은 2023년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 없이 취업규칙을 불리하게 바꾸면 원칙적으로 무효라고 판단했다.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으면 동의 없는 변경도 유효하다고 본 종전 법리는 폐기됐다.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들이 동의권을 남용한 경우에만 예외가 인정되는데, 법원은 이 남용 여부도 엄격하게 판단한다. 임금피크제에는 별도의 제약도 있다. 대법원은 2022년 정년을 그대로 둔 채 임금만 깎는 이른바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에 대해 합리적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임금을 차별하면 고령자고용법 위반으로 무효라고 판단했다.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는 유효하다고 본 판결이 많지만, 같은 기준을 적용해 무효로 본 하급심 판결도 있다. 정년연장에 맞춰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거나 손보려는 기업은 내용과 절차 양면에서 법적 검증을 거쳐야 한다.

그러므로 기업은 법 통과를 기다리지 말고 지금부터 임금체계 개편을 준비해야 한다. 먼저 현재 임금 구조에서 정년이 1년 늘어날 때마다 인건비가 얼마나 늘어나는지 시뮬레이션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개편의 필요성과 범위를 객관적으로 정리해 두어야 한다. 임금피크제를 설계한다면 고용 유지라는 도입 목적이 분명해야 하고, 감액 폭과 기간이 과도해서는 안 된다. 업무량이나 근무시간 조정 같은 대상 조치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 법원은 절감한 재원을 신규 채용이나 고용 안정에 썼는지도 따지므로 재원 사용 계획까지 문서로 남겨 두는 것이 좋다.

절차도 중요하다.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으면 그 노조의 동의를, 없으면 근로자 과반수의 집단적 동의를 받아야 한다. 집단적 동의는 근로자들이 회의 방식으로 의견을 모아 찬반을 정하는 것이어서 회사가 개별 동의서를 받아 모으는 방식으로는 대신할 수 없다. 변경 내용을 충분히 설명하고 의견을 수렴한 과정도 기록으로 남겨 두어야 한다. 회사가 성실하게 설명하고 설득했다는 기록은 동의를 얻지 못했을 때 동의권 남용 여부를 다투는 데에도 중요한 자료가 된다.

재고용 제도도 정비해야 한다. 논의 중인 안대로라면 기업은 재고용을 희망하는 정년퇴직자를 원칙적으로 모두 재고용해야 하고, 법이 정한 사유가 있을 때만 제외할 수 있다. 그동안 정년퇴직자 가운데 일부를 골라 촉탁직으로 재고용해 온 기업이라면 그 기준과 절차가 새 법의 예외 사유에 맞는지 다시 따져봐야 한다. 재고용 제외 사유와 직무능력 평가 기준, 선정 절차를 사규에 구체적으로 정해 두어야 자의적 선별이라는 시비를 피할 수 있다. 재고용 근로자의 임금, 직무, 계약 기간 같은 근로조건도 미리 정해 두어야 하며, 정년 전과 처우를 달리한다면 그 차이를 설명할 합리적 근거를 갖춰야 한다. 노동조합이 있다면 단체협약의 정년·임금 조항이 새 제도와 충돌하지 않는지도 함께 살펴야 한다.

정년연장의 시행 시기와 방식을 두고 노사 이견이 커서, 입법 과정에서 내용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정부와 여당은 지난해에도 연내 입법을 목표로 했지만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고령자 고용을 늘리는 방향 자체는 되돌리기 어렵다. 법이 확정된 뒤에야 임금체계를 바꾸려 하면 노사 협의에 쫓겨 무리하게 변경하게 되고, 그만큼 분쟁 가능성도 커진다. 지금부터 임금 구조를 진단하고 동의 절차를 설계해 두는 기업이 정년 65세 시대를 가장 안정적으로 맞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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