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01
![[법률돋보기]⑭ 경찰조사, 준비된 진술이 사건의 방향 바꾼다](/_next/image?url=https%3A%2F%2Fd1tgonli21s4df.cloudfront.net%2Fupload%2Fboard%2Fbroadcast%2F20260901072608446.webp&w=3840&q=100)
증거와 진술 미리 대조…모의신문으로 조사 대응 점검
“추측보다 확인된 사실 중심으로 답해야”
형사사건에서 경찰조사 당시 피의자가 어떤 진술을 하느냐가 이후 수사 방향과 대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경찰 중심의 수사 체계가 강화되면서 조사에 앞서 자신의 기억과 객관적인 증거를 대조하고 사실관계를 정리하는 등 초기 대응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태승 법무법인 대륜 변호사는 1일 “형사사건 대응은 법정에 들어선 뒤가 아니라 경찰조사 전부터 시작된다”며 “조사에 앞서 객관적인 자료와 자신의 기억을 꼼꼼히 대조해 사실관계를 정리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형사소송법’ 제244조는 피의자신문조서에 피의자의 진술을 기재하고, 피의자가 그 내용을 열람하거나 읽어 들은 뒤 사실과 다른 부분에 대해 증감·변경을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조사 과정에서 조서 내용을 꼼꼼히 확인하는 것은 물론 조사 전부터 자신의 진술을 충분히 정리할 필요가 있다.
특히 준강간처럼 사건 당시 상황이 주요 쟁점이 되는 사건에서는 음주 정도와 상대방의 상태, 이동 경로와 시간대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야 한다. CCTV와 카드 결제내역, 통신기록 등 객관적인 자료가 확보됐다면 자신의 기억과 일치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이 변호사는 “시간이 지나면 당시 상황을 모두 정확하게 기억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기억이 명확한 부분과 객관적인 자료로 확인되는 부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는 부분을 구분해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기억나지 않는 부분을 추측으로 답하는 것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 이후 CCTV나 결제내역 등 새로운 자료가 확인됐을 때 기존 진술과 차이가 발생하면 진술의 신빙성을 설명해야 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조사에 앞서 모의 피의자신문을 진행하는 것도 방법이다. 실제 조사에서 나올 수 있는 질문을 예상해 사건 당시 상황을 설명해보면 자신이 정확히 기억하는 부분과 불명확한 부분을 구분할 수 있다.
이 변호사는 “모의신문은 수사기관에 유리하거나 불리한 답변을 만드는 과정이 아니다”며 “자신이 기억하지 못하는 부분을 추측해 답하지 않도록 하고, 객관적인 증거와 진술이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증거 확보 역시 초기 대응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사건 당시 방문한 장소의 CCTV처럼 일정 기간이 지나면 삭제될 수 있는 자료가 있다면 수사기관의 확보를 기다리기보다 보존 가능 여부를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다. 확보한 자료는 시간과 장소를 기준으로 정리해 당시 상황을 객관적으로 재구성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내달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을 앞두고 경찰 수사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형사사건에서도 경찰조사 단계부터 사실관계와 증거를 검토하는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는 게 이 변호사의 설명이다.
이 변호사는 “결국 경찰조사에서 중요한 것은 말을 잘하는 것이 아니라 확인된 사실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라며 “조사실에 들어가기 전에 증거와 기억을 충분히 대조하고, 불확실한 부분은 불확실한 대로 구분해두는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예진 기자 yejin0311@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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